인성교육과 자살공화국

오양심 편집이사l승인201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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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동방예의지국이었다. 예부터 중국 사람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한국 사람은 정직하고 겸손하며, 소통과 배려 등의 풍속이 아름답고, 예절이 바르다고 하여 일컬어준 말이다. 물론 우리 국민 스스로도 도덕적으로 우수한 국가라고 자부했었다. 하지만 2015년 현재, 동방예의지국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자살공화국 1위로 전락하고 말았다. 성적지상주의에 매몰된 대한민국의 교육현실이 주범으로 지목된다. 급기야 정부에서는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을 갖춘 시민을 육성한다는 인성교육진흥법을 제정했다.

2015년 1월 20일 대한민국 법률 제13004호로 제정된 인성교육진흥법 제1조는 "대한민국헌법에 따른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고, 교육기본법에 따른 교육이념을 바탕으로,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人性)을 갖춘 국민을 육성하여 국가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것이다. 핵심덕목으로는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인간다움과 마음가짐이고, 핵심 역량으로는 인성의 가치와 덕목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실천, 실행하는 데 목적을 두는 것이었다.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된 후 교육현장과 사회각계에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첫째는 법률로 정하면서까지 인성교육을 시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탄의 목소리가 크다. 둘째는 순수교육의 목적보다는 대학입시의 평가도구로 교육현장을 압박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셋째는 인성교육의 실재적인 변화보다는 성과 중심의 정치놀음으로 전락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홍익인간은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뜻으로,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이며 교육이념이다. 1949년 12월 31일 법률 제86호로 제정, 공포된 교육법 제1조에는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완성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공민으로서의 자질을 구유하게 하여, 민주국가 발전에 봉사하며 인류공영의 이상 실현에 기여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천명했다. 홍익은 천지인이 서로 상호작용의 과정에서 조화와 평화를 중시하며 모두를 이롭게 한다는 우주만물의 이치를 담은 실천철학이다. 홍익은 인간의 본성이고, 잠재된 양심이고, 교육의 원형이다.

우리의 조상들은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벗은 믿음으로 사귀고, 죽이는 일을 삼가고, 싸움에 물러서지 않는 화랑정신을 가르쳤다. 지금 자살공화국이 된 우리나라의 인성교육 준비 1순위는 신뢰성 회복이다. 존경심 없는 어른이 아무리 이론으로 인성교육을 설파한들 우이독경(牛耳讀經)이고, 마이동풍(馬耳東風)일 것이다.

한국의 인성교육은 법으로 주사위가 던져졌다. 아동과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하는 인성교육법은 머지않아 불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될 수도 있다. 그동안 우리 모두는 오직 권위와 생존을 위한 학교 교육을 배우고 가르쳤다.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어른들이 바른 인성의 모범이자, 모델인 것처럼 배우고 가르쳤다. 지금부터라도 교육현장에서는 교사부터 화랑도정신, 홍익인간 정신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동방예의지국은 어떤 나라였는지 철저하게 교학상장(敎學相長)하여, 자살공화국의 주범인 잘못된 인성교육을 뿌리 뽑아야 할 것이다.


오양심 편집이사  ohyangsh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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