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대, 더 좋은 민주주의 필요하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인터뷰 "핵심은 지방화·지방분권화" 정재훈 기자l승인2016.09.29l수정2016.09.29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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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리더들이 충남을 주목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도정이 안정되면서 행정 성과를 올렸고, 그에 따라 지역의 이미지도 크게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있다. 무난히 도지사 재선에 성공한 뒤 더욱 힘을 얻은 안 지사는 선도적인 개혁을 계속 진행해 왔다. 지난 9월22일 취임 6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안 지사는 “앞으로도 충남도가 21세기 역동적이고 새로운 지방정부가 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안 지사에게 이제까지의 성과와 리더로서의 비전을 물었다. 그는 “시대적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 균형 발전 전략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믿는다”라고 지방 정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충남이 많이 주목받고 있다. 그간 역점을 둔 사안은 무엇인가.
“지도자의 몫은, 비유하자면 밭 매는 농부 정도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밭을 잘 매면 작물이 알아서 자라는 것처럼, 질서를 반듯하게 운영하면 그 속에서 역사는 발전한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당장의 성과보다는 민주적인 도정 운영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데 역점을 뒀고, 더불어 공장 하나 더 짓기보다 도민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 중심 행정’을 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공직자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행정 혁신에 주력했다. 또 이해당사자, 외부 전문가 등과 다양한 토론을 거쳐 정책을 생산하고 집행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왔다.”

- 구체적인 우선순위 과제를 밝힌다면.
“모닝 행복을 높여가는 정책과제인 ‘3대 행복- 성장, 권리, 환경’ 과제를 역점으로 추진하고 있다. 도민들에게 의견을 들은 결과 우선순위 요구들이다. 경제 분야에선 자영업에서 기업까지 양적, 질적으로 행복한 성장을 하는 것. 그리고 복지 분야에서 세대나 계층 구분 없이 모두 행복할 권리, 또 환경 분야에서 자연 환경과 사회 환경을 포함해 행복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 환황해 프로젝트란 어떤 내용인가.
“황해를 ‘아시아의 지중해’로 만들려는 프로젝트다. 중국이 G2로 급부상하고 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주심지로 도약하는 상황에서 초국가적 협력의 주도권을 형성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우선 중국을 중점으로 하되, 중장기적으로는 일본과 동남아 지역에 대한 전략을 포함한다. 충남은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에 연 ‘2015 환황해 포럼’에서 아시아 평화 공동체 구성을 제안했다. 한반도와 아시아가 유럽과 같은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하나의 시장, 집단 안보 체제에 기반을 둔 군사적 협력, 높은 수준의 외교적 협력으로 EU 수준의 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다.”

- 지방자치 단체가 주관하기엔 너무 거대한 담론이 아닐까.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지방자치단체든, NGO든, 국제기구든 누가 이니셔티브를 쥐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도가 아시아평화공동체의 꿈을 향해 작은 밀알이 되도록 나아가겠다.”

- 지역 중심의 발전 전략으로 ‘경제비전 2030’도 내걸었다.
“환황해 프로젝트가 동북아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담론이라면, ‘경제비전2030’이나 서해안비전, 서해안권 발전종합계획 등은 지역 중심의 발전 전략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여건은 모두가 알다시피 상당히 어렵다. 점점 악화되는 지역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서울과 수도권을 쫓아가는 국가주도형 산업발전 모델로는 근본적이고 지속가능한 해결방법을 찾을 수가 없다. 따라서 지방정부-기업-지역민이 협력하는 지역 맞춤형 경제비전이 필요했다.”

- 그 내용은 어떤 것인가.
“지속가능하고 모두가 함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정하고 창의적인 지역경제를 만들자는 것이다. 창의적 인재와 좋은 일자리, 차게대 성장산업과 현신 생태계, 깨끗하고 품격 있는 생활환경, 함께하는 따뜻한 지역공동체, 환황해경제권의 중심거점 등을 5대 목표로 정하고 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내용을 보완 수정해 나가며 급변하는 경제, 산업 현장에서 살아있는 비전, 실현 가능한 비전이 되도록 실행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

- 경제비전 2030이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이 될 수 있을까.
“핵심은 좋은 일자리, 새로운 일자리가 없다는 거다. 민선 6기를 시작하면서 경제 산업 전 분야를 재점검했다. 많은 전문가와 현장 지도자들과도 논의했다. 중앙정부의 시책을 단순히 전달하는 것에서 벗어나 도 자체적인 전략을 마련하고자 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수립한 것이 ‘경제비전 2030’이다. 그동안 해왔던 것을 다른 각도에서 다른 마음가짐으로 해보자는 것이다. 청년일자리 창출, 벤처 창업지원, 중소기업 지원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 지난 민선5기 출범과 더불어 충남도정의 핵심 아젠다로 선정했던 것이 ‘3농혁신’이다. 성과가 있었나.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왔던 농어업인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기 위해 도정 역점과제로 추진했다. 추진 초기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현재는 당위성을 설득하고 효과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사업 대부분이 진행단계에 있기에 구체적인 성과를 언급하기는 어렵다. 농어업인을 비롯하여 시군 및 농정 관련 기관 및 단체가 3농혁신 정책의 필요성과 진정성에 공감하게 됐다는 점이 가장 가치 있는 성과일 것이다.”

-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에 오른 뒤, 보존 방안도 중요한 이슈다.
“동아시아 문명교류의 역사를 간직한 지역이다. 이를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고자 한다. 특히 현재는 백제왕도 사업이 핵심인데, 세계 역사도시로서의 위상과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다. 내년 6월까지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문화재청·전북도·공주시·부여군·익산시 등과 함께 문화유적을 복원·정비하고 유적 발굴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또 2017년에 문을 여는 충남도립도서관에는 백제의 자료를 모은 자료관이 들어선다.”

- 관광 전략과도 밀접한 부분인데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백제역사유적지구를 홍보하는 한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을 대비해 주변의 교통과 음식, 숙박 등 관광기반시설을 정비할 계획이다. 세계유산 등재는 지역 주민들이 사유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감내하면서 역사 유적을 보전한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제는 반대로 그 효과가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과 소득을 높이는 데에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충남은 중앙정부에 ‘화력발전세’를 역제안 하기도 했다. 어떤 내용인가.
“화력발전세는 화력발전량 1㎾h당 0.15원씩 지역개발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시작해 지난해 0.3원으로 인상됐다. 이는 화력발전소 주변 지역의 ‘특별한 희생’에 대해 배려하는 것이다. 우리 도가 주장하고 있는 신 균형발전정책의 일환이기도 하다.”

- 신 균형발전과 어떤 관계가 있나.
“기존 균형발전정책은 수도권을 규제해서 수도권 주민들에게 경제적 부이익을 준다는 취지로 이해되곤 했다. 그런 이해에 따라 이명박,박근혜 정부 이후 자꾸 규제를 풀어줬는데 이것은 다시 수도권 집중에 의해 지방은 경제 발전의 기회를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우리 충남의 신 균형발전 정책의 핵심은, 수도권 규제는 완화하더라도 지방에서 생산되는 요소에 대해 공정하 가격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기존 방식이 억압과 규제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공정한 거래로 균형발전을 꾀해보자는 거다. 우리 도는 이와 관련해 정책 대안들을 마련해서 중앙정부에 계속해서 역제안을 해 나가겠다.”

- 한국 사회의 시대적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진보와 보수의 이념주의와 양극화 등 20세기의 낡은 개념들을 극복해야 한다. 이 갈등과 분노를 극복해야 혼란의 비용을 정리할 수 있고, 그래야 국가의 미래를 이끌 수 있다. 그러려면 더 좋은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아직 우리의 민주주의에는 과제가 많다. 평화와 통이을 향한 미래를 어떻게 열어나갈 것인지, 고용 없는 성장 시대에 양극화를 어떻게 극복할지,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등을 고민하고 해결해야 한다. 나는 이 시대적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 균형 발전 전략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믿는다.”

- 언급한 문제들이 국가 균형 발전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균형 발전이 필요하다는 말을 역으로 뒤집어 보면 어느 한 곳으로 힘이 몰려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는 더 좋은 민주주의를 위해 21세기 민주화 운동을 전개해 나가야 할 때다. 그것의 핵심은 ‘지방화, 지방분권화’다. 이것이 곧 경제 민주화이기도 하다.”

-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분노할 줄 아는 것과, 분노를 표출할 줄 아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상 어느 누구도 자신의 기득권을 스스로 내려놓지는 않는다. 잘못된 구조를 지적하고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N포, 헬조선, 흙수저 등 자조 섞인 규정들에 대해 분노하고 스스로를 분노세대라고 칭할 수 있어야 한다.한 걸음 더 나아가자면 그런 분노의 뜻을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 나는 투표라고 생각한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20대와 30대가 투표장을 찾으면서 새바람을 몰고 왔다. 이것이 젊은이들의 의사 표현이었다. 나를 포함한 정치인들 모두 청년들을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젊은이들의 의식 변화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투표를 통해 요구를 표현하지 않으면 청년을 위한 사회는 만들기 어려울 것이다.”

- 오는 10월7일부터 13일까지 전국체점 개최를 앞두고 있다. 도민들에게 당부할 메시지가 있나.
“우리 조는 이번 체전을 준비하면서 ‘선수는 물론 국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문화체전으로 승화’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전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축제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이번 체전이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개최된다는 점에서, 우리 국민들이 좀 더 힘을 내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반전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 핸정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도민들께서도 함께 참여해 주시고 성원해 주시길 바란다.”

 


정재훈 기자  jtk33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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